건설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 중 하나로써 이번 광주 건물 붕괴 사고가 정말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사고의 원인을 분석하기도 전에 이것은 해체공사를 하는 측의 무지와 욕심에서 비롯된 인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는 이유는 분명 작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 작업계획서대로 작업하지 않았거나 구조검토에 따른 하부 보강작업을 하지 않아 사고가 났을 것이라고 추측하기 때문입니다.
정부 또는 전문기관에서 조사한 사고 원인이 나와봐야 사고의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 이에 관한 지극히 제 개인적인 견해를 말씀드리겠습니다.
건축물 철거 공사중 붕괴사고 사례
광주 건물붕괴 사고 이전에도 아래와 같이 건축물 철거 공사 중 건물이 붕괴되는 사고가 여러 번 있었고, 이에 대한 대책을 위해 정부의 법 제정뿐만 아니라 국토부, 고용노동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국토안전관리원 등에서 마련해왔기에 이번 사고가 더욱더 충격이 큽니다.
사고 사례 1
2019.7.4. 14:23분경 서울시 서초구 소재 "잠원동 ㅇㅇ번지 철거 및 처리 공사" 현장에서 기존 건축물 파쇄작업 중 슬래브 위에 쌓인 잔재물을 1층 바닥으로 떨어뜨리기 위해 굴삭기를 이용하여 슬래브 바닥에 구멍을 뚫고 주변 잔재물 정리 작업중 남아 있던 5층 건축물이 인근 대로변으로 붕괴되면서 지나가던 차량을 덮쳐 1명 사망, 3명 부상
사고사례 2
2017.1.7 11:31분경 서울시 종로구 낙원동 소재 "관광숙박시설 신축공사 중 기존 구조물 철거공사" 현장에서 굴삭기를 사용하여 지상 1층 계단실 벽체를 철거하던 중 지상 1층 바닥슬래브가 굴삭기 및 철거 잔재물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2층 바닥까지 붕괴되어 2명 사망, 2명 부상
해체 및 철거공사 시 붕괴사고에 대한 정부 대책
광주 건물붕괴 사고는 건축물을 해체, 철거하면서 발생한 사고입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건축물 해체, 철거 시 이와 같은 사고가 이전에도 많이 발생하여 이에 대한 대책으로 정부에서 많은 제도를 도입하고 법을 제정, 개정했습니다.
예를 들어, 신고제로 이뤄졌던 건축물의 해체 및 철거 공사를 허가 사항과 감리 제도를 도입하였고, 노후 건축물 등 기존 건축물의 안전관리를 위해 건축법에 있던 내용을 따로 만들어 "건축물 관리법"을 제정하였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국토부는 건축물관리점검 체계 마련, 건축물 화재안전성능보강, 해체공사 안전강화 및 건축물 관리기반 구축 등의 세부 규정이 담긴 건축물 관리법 시행령, 시행규칙을 제정하였습니다.
특히, 건축물관리법에서는 해체공사에 대한 허가 및 감리제도를 도입하여 모든 허가대상 철거공사에 감리를 받도록 규정하였습니다.
- 건축물 관리법에 따른 건축물 해체 허가 대상 건축물 및 해체공사감리자 지정, 해체, 멸실 신고에 관한 사항
- 건축물 관리법에 따른 건축물 해체 신고 대상 건축물 및 해체, 멸실 신고 절차 등
- 해체공사 감리 대가 산출 및 해체공사 감리자 자격사항 및 업무내용 등
이 뿐만 아니라 산업안전보건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해체공사의 작업계획서를 사전에 작성하고 해체계획서를 현장 관계자에게 준수하도록 하고, 감리가 이를 준수하도록 지시하고 감독하도록 하였습니다.
위와 같은 사고 사례와 대책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광주 건물 붕괴 사고가 난 이유가 무엇일까? 하여 추측해보았습니다. 전문기관의 조사 결과가 정확하겠지만 그전에 건물이 붕괴되어 전도된 영상을 보고 개인적으로 사고 원인에 대해 추측해 보았습니다.
광주 건물붕괴 사고 원인
붕괴 사고의 원인을 알기 전에 건축물을 해체하기 위서는 어떠한 공법을 진행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공법에 따른 유해위험요인이 다르게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해체 공법을 선정할 때는 아래와 같은 사항을 주로 고려해야 합니다.
- 해체대상 건축물의 높이(층수) 및 층고
- 해체대상 건축물과 보호대상 인접건축물과의 거리 및 입지여건
- 해체대상 건축물의 평면형상 및 구조형식
- 해체공법 특성에 따른 비산각도 및 낙하 반경의 현장 적용성 확인
건축물의 해체 공법의 종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철거 업체는 광주 동구청에 해체계획서를 제출하고 해체 허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이에 따르면 5층 건물과 비슷한 높이로 쌓은 토산에 굴착기를 올려 한층씩 아래로 부수며 내려가는 방식으로, 안쪽부터 바깥 방향으로 건물 구조물을 조금씩 철거하고, 층별로 구조적 안전성을 보강하기 위해 지지대를 설치하고 옥탑, 슬래브, 내력벽 등으로 순차적으로 철거한다는 계획이었을 겁니다.
이로 미루어 보아 광주 건물붕괴를 일으킨 철거업체는 압쇄 공법으로 철거를 진행한 것으로 추측되는데, 압쇄 공법은 0.2㎥~1.0㎥급 백호우에 압쇄기를 장착한 중장비를 주로 사용하고, 방진벽, 비산차단벽, 살수시설 등을 사용하여 분진을 억제하며 철거하는 공법입니다.
광주 건물붕괴 사고 원인 추측
구청으로부터 건축물 해체 허가가 났다는 것은 건축물의 해체 작업계획서(해체계획서)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이야기인데, 그럼 남은 것은 작업계획서대로 해체를 하지 않고 무리하게 일정을 앞당기고자 안전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진행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굴착기를 올려 옥탑, 슬래브, 내력벽 등으로 순으로 한층씩 아래로 부수며 내려가는 방식은 하부에 보강이 필요한 방식인데 여기서 건물이 전도가 일어났다는 것은 하부 보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전도된 것이 아닌가 예상해봅니다.
분명 작업계획서에는 중장비가 건물위로 올라가기 때문에 하부에 잭 서포트를 설치하여 보강해야 하고, 사용 장비를 임의로 대형화하거나 철거 잔재물을 지연 없이 바로 치워야 한다고 되어 있을 겁니다. 왜냐하면 장비나 철거물의 하중으로 인해 건물이 붕괴될 위험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위험 때문에 작업계획서에는 이러한 위험 요인을 명시하고 준수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철거 허가 공사에 감리제도를 도입했습니다.
건축물 해체공사 시 안전사고 예방 대책
같은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사고 원인만 추측하기 보다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건축물 해체계획서 작성 및 이행 철저
- 건축물 해체계획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 안에는 해체공사의 개요, 사전준비, 건축설비의 이동, 철거 보호, 작업순서, 해체공법 및 구조안전계획, 안전관리대책, 환경관리대책 등 해체공사와 관련된 모든 사항에 대해 계획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 해체계획서 작성을 행정행위로만 인식하지 말고 현장에서 철저히 지킬 수 있도록 감리 및 발주자의 엄격한 감독 와 지도가 필요합니다.
건축물 해체공법 및 해체 작업용 기계, 기구의 표준안전 작업지침 준수
- 다양한 해체작업용 기계(압쇄기, 대형 브레이커, 철제 해머, 핸드 브레이커, 팽창제, 절단 톱, 쐐기 타입기 등등)에는 기계별 특성에 따라 유해위험요소가 존재하고 각 기계별로 표준 안전 작업지침이 있습니다.
- 위 안전지침을 작업자와 현장관계자가 준수할 수 있도록 반드시 교육을 통해 숙지하도록 해야 합니다.
구조안전계획에 따른 보강공사 이행 철저
- 건축물 해체공법에 따라 구조안전계획이 필요하고 철저히 이행한다는 조건하에 해체공법을 허가하는 것입니다.
- 건축물에 철거 잔여물이라든지, 건물 내부로 철거 기계가 진입하게 되면 건물 내력에 큰 부담을 가하게 됩니다.
- 때문에 현장에서는 허가된 구조안전계획에 따라 반드시 보강을 철저히 이행하고 또, 감리 및 발주자의 엄격한 감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뉴스를 보면 광주 건물붕괴 사고뿐만 아니라 재건축, 재개발 등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가고 있습니다. 재건축, 재개발 좋죠,, 하지만 그 과정에 누구 하나 다치는 사람 없이 안전하게 진행될 순 없을까요? 이번 사건 이후로 많은 대책들이 또 나오게 될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언제까지 이렇게 해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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